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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나눔

🏰 파리 근교 당일치기 여행지 추천 7곳 – 기차 타고 떠나는 프랑스의 작은 천국들

by Madame France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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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지베르니 – 수련이 피어난 오후

생라자르 역에서 기차를 타고, 그리고 베르농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는 정말로 ‘그림 같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작은 아치형 다리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수련 연못을 바라봤다. 정적 속에 새소리와 물소리가 포근하게 퍼졌다.
모네의 방 안에 들어서자,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았다. 색채가 아니라, 기다림의 미학으로 그려진 풍경. 나는 거기서 한참을 멈췄다.


2. 🌾 오베르 쉬르 우아즈 – 고흐가 남긴 숨결

파리 북역에서 기차를 타고 도착한 마을은 너무 조용해서 처음엔 조금 쓸쓸했다. 하지만 그게 이 마을의 매력이었다. 고흐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밀밭이 나타났다. 까마귀는 없었지만 바람이 대신 그의 붓질처럼 밀밭을 쓸고 지나갔다.
Auberge Ravoux에 들어가 고흐가 머물던 방 앞에 섰을 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작고, 낡고, 어쩐지 따뜻한 방. 그는 외로웠지만, 이 마을을 사랑했을 것이다.


3. ⛪ 루앙 – 잔 다르크와 나란히 걷다

중세의 골목길을 따라 돌바닥이 달그락거리던 날. 루앙은 비가 왔다. 흐린 하늘 아래 노트르담 대성당이 우뚝 서 있었고, 시장 골목에서 나는 크레페를 하나 사서 우산 아래서 허겁지겁 먹었다.
잔 다르크가 마지막으로 걸었던 거리, 그녀가 화형당했던 광장은 어쩐지 담담했다. '죽음보다 더 큰 진실이 있다'는 듯한 기운. 루앙은 나를 조용히 흔들었다.


4. 👑 샹티이 – 성보다 마구간이 더 인상적이었던 날

북역에서 30분 남짓. 샹티이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동화책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성도 우아했지만, 나는 오히려 마구간에서 더 오래 머물렀다. 말들의 고요한 눈빛, 건물 사이로 스며든 햇살, 짧은 공연까지... 그곳엔 ‘귀족의 품격’ 같은 게 있었다.
그리고 잊지 못할 건 생크림. 크림 하나 때문에 다시 가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5. 🌲 퐁텐블로 – 숲의 속삭임을 들은 하루

리옹역에서 출발한 기차 안, 사람들이 책을 읽고 창밖을 멍하니 보던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퐁텐블로 궁은 베르사유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깊고 우아했다. 황제의 방을 지나 숲길로 들어섰다.
그곳에서 나는 혼자였다. 나무 사이로 햇살이 내려오고, 까마귀가 한 마리 울었다. 사색에 잠기기에 딱 좋은 곳. ‘여긴 내가 다시 돌아오게 될 것 같아’라고 중얼거렸던 그날의 오후.


6. 💙 샤르트르 – 푸른 유리창에 비친 나

몽파르나스역에서 기차를 타고 한 시간 남짓. 샤르트르 대성당에 들어섰을 때, 그 어두운 내부에서 퍼지는 푸른빛에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스테인드글라스 하나하나가 마치 기도처럼 반짝였다.
나는 한참을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날은 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도 말없이 창밖만 봤다. 그곳은, 그런 침묵을 선물하는 마을이었다.


7. 🥂 랭스 – 버블 속의 기억

TGV를 타고 단 45분, 랭스는 나에게 새로운 프랑스를 보여줬다. 샴페인 셀러 투어에서 처음으로 본 깊은 와인 저장고, 그리고 그 차가운 공기. 와인잔에 머물던 거품처럼 짧고 반짝였던 그날.
랭스 대성당 앞에서 샴페인 한 병을 사들고, 광장 계단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했다. 왠지 모르게, 나도 그들과 같은 프랑스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기분 좋은 착각.


🌧 그리고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길

이 모든 여행은 하루였지만, 그 하루는 마치 한 편의 인생 같았다. 파리에 다시 도착하면 언제나 어딘가 ‘안도감’이 있다. 낯선 곳을 다녀온 후, 익숙한 카페의 커피 향기처럼 반가운 것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작은 마을들에 내 마음의 조각 하나씩을 두고 왔다는 걸.


🧭 여행 메모

  • 기차 예약: SNCF Connect / Trainline 앱 추천
  • 출발 시간: 오전 7~8시대 추천, 하루가 길어져요
  • 준비물: 간단한 간식, 충전기, 이어폰, 노트북 대신 공책
  • 특히 추천하는 조합:
    • 예술 좋아하면 → 지베르니 + 오베르 쉬르 우아즈
    • 숲속 여유 → 퐁텐블로
    • 고즈넉한 성당 여행 → 샤르트르
    • 와인 애호가 → 랭스